1995년작 '일급살인'을 이제서야 보았다. 1995년에는 내가 어려서 이런 영화를 볼 정도의 수준은 안 됐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이제서야 이런 영화를 보게 된 것을 위로한다ㅠ 인권, 법률 영화라고 장르를 붙일 수 있을 것 같다. '정의'와 '법 질서'의 개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한동안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인기를 끌었다. 아직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 사회가 그만큼 정의롭지 않은 사회이고, 그래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정의를 갈구하는 상황이라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의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정의란 사람들의 개인적 격차를 떠나서 평균적으로 자신이 행동한 것에 대한 적절한 대가를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와 함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삶을 위한 최소한의 기회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도 정의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본다. 계속 생각해보면 더 많이 나올 것 같은데...
이 영화는 범죄와 그에 대한 처벌에 대한 이야기다. 범죄자도 인권이 있고, 범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데 처벌이 과할 경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17살의 헨리 영은 생계가 어려워 여동생을 위해 5달러를 훔치다 앨카트래스 감옥에 수감된다. 앨카트래스는 흉악범들을 위해 만든 감옥이고 국가에서 간수를 많이 배정하는 등, 많은 재원을 투입한 감옥인데 흉악범들이 모자라자 그 관리비용을 의미 있게 만들려고 일반 범죄자들도 수감한다. 헨리는 경범죄로 수감되지만 수감자들과 탈옥을 시도하다 잡혀서 3년 동안 독방에서 고문을 받는다. 독방에서 풀려난 후에 식당에서 헨리를 밀고한 동료를 죽이고 일급살인 재판에 회부된다.
제임스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첫 사건을 맞게 되는데 헨리의 일급살인 변호이다. 헨리의 비인간적인 대우를 알게 된 제임스는 앨카트래스 감옥에 살인의 책임을 묻게 된다. 제임스의 노력으로 헨리는 살인의 의도가 미비한(?) 살인죄를 적용 받아서 3년 이하의 형을 받게 되지만 앨카트래스에서 자살한다. 그 후에 헨리를 고문한 부소장 글렌은 유죄판결을 받게 되고 앨카트래스는 패쇄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범죄는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범죄를 강하게 처벌하는 데 찬성해왔다. 그리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처벌이 약하면 범죄를 예방하기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사회의 책임 역시 염두에 둔 생각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경우에는 특별히, 극단적으로 처벌이 과다한 경우여서 영화를 보는 내내 헨리에게 내려진 처사가 부당하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았다. 처벌은 엄격해야 하지만 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범죄의 형량은 너무 약하다고 생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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